생각코딩연구소
2019. 11. 14.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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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정리의 2가지 핵심
생각정리 스킬을 공부하는 사람들
정보의 홍수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복잡한 생각을 명료하게 정리하는 일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최근 생각정리 방법에 대한 관심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마인드맵, 만다라트, 랜덤워크, 브레인스토밍, 브레인라이팅, 트리즈, 강제결합법’
생각정리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기법들이다. 이 중에서 당신이 생활 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제로 사용해본 것은 얼마나 되는가? 그렇다. 이러한 기법들을 업무나 생활에서 활용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우리는 생각정리 기법을 공부하는 데에 시간을 투입해야 한다. 그런데 생각정리 기법의 종류는 너무나도 많다. 생각정리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생각정리 기법을 공부하느라 오히려 생각이 더 복잡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다. 다양한 생각정리 기법을 모두 배울 시간적 여유가 없기도 하거니와 생각정리 기법의 프로세스 자체를 중요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는 먼저 생각정리의 본질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생각정리의 핵심은 무엇일까? 생각정리 기법들의 공통점을 파악하면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공통점은 크게 2가지이다.
1. 범주화 : 생각의 경계를 구분하는 것
2. 개념적 혼성 : 생각과 생각을 연결하는 것
경계를 분명히 하는 범주화
범주화는 용어상으로는 낯설어 보이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하는 인지 작업이다. 김용규 교수는 ‘생각의 시대’라는 책에서 ‘범주화’를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갓난아기는 사고를 통해서가 아니라 촉각을 통해 엄마의 젖꼭지와 젖꼭지가 아닌 것을 구분할 따름이다. 이후 시각, 청각 등을 통해 점점 더 다양하고 복잡하게 구분하게 된다.
인지심리학에서는 이와 같이 감각을 통해 대상을 구분하는 것을 ‘지각적 범주화’라고 한다. 지각적 범주화는 인간뿐 아니라 동물들도 가지고 있는 능력이다. 그러나 인간의 범주화는 지각적 범주화에 그치지 않고 언어 학습을 통해 엄청난 발전을 한다.
아이들은 말을 배울 때 궁금한 것을 묻기 시작한다. 장미를 보며, 푸들을 보며 무엇이냐고 끊임없이 질문한다. 이때 아이의 부모는 장미를 ‘꽃’이라고, 푸들을 ‘개’라고 답해준다. 이렇게 몇 번에 거듭되는 아이의 질문과 부모의 답변이 오고 가면, 아이는 장미가 아닌 진달래를 보더라도 꽃이라고 하고, 진돗개를 보더라도 개라고 말한다. 동일하지는 않지만 유사한 것들을 ‘하나의 묶음’으로 인지하는 것이다. 인지심리학자들은 이를 ‘개념적 범주화’라고 부른다. 이처럼 언어의 학습은 개념적 범주화의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생각을 연결하는 개념적 혼성
범주화를 통해 생성된 개념들은 우리의 두뇌 속에서 결합의 과정을 거쳐 생각으로 탄생한다.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는가’의 저자 질 포코니에와 마크 터너는 이를 ‘개념적 혼성’이라고 말한다. 개념적 혼성은 서로 다른 품종의 커피 원두를 섞어 새로운 맛을 만드는 블랜딩의 작업처럼, 여러 가지 개념들을 연결 지어 새로운 생각으로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21세기 창의성의 대표적 산물인 ‘아이폰’도 개별 기능 하나하나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휴대전화, PC, MP3, 카메라, 터치스크린 등 모두 기존에 존재하던 기술이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는 이들을 연결해 아이폰을 탄생시켰고, 그 덕에 우리는 이전과 다른 편리함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
이처럼 창의성 역시 개념적 혼성의 결과물이다. 다시 말해 개념적 혼성은 ‘생각과 생각을 연결하는 작업’이다. 무엇을 어떻게 연결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물이 만들어지는 놀라움으로 역사는 끊임없이 발전한다.
생각정리의 목적 달성에 주목하라
이처럼 생각은 ‘범주화’와 ‘개념적 혼성’을 통해 만들어진다. 생각정리 기법들이 생각을 잘하기 위한 것이라면, 그것은 다른 말로 ‘범주화’와 ‘개념적 혼성’을 잘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는 새로운 생각정리 기법을 끊임없이 배우고 익히는데 열중해왔다. 하지만 각각의 생각정리 기법은 구체적 상황과 목적에 따라 쓰임새가 다르다. 따라서 우리는 생각정리 기법에 대한 공부를 하기에 앞서, 생각정리의 목적인 ‘구분’과 ‘연결’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이 목적을 달성하는 데 집중하고, 다양한 기법들은 각각의 상황에 맞게 부가적으로 사용해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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